집에 가는 길에
그냥 적막이 흘러 그냥
울적한 기분 따라 마냥 걷고 싶어서
집에 가는 길에
그냥 적막이 흘러 그냥
붉어진 열등감이 너무 뜨거워져서
새벽 두시 취한
듯 걸음걸이 삐뚤빼뚤
삐딱한 거울 삐딱하게 바라봐 또
자꾸 자라나 시뻘겋게
속을 태워 가 시꺼멓게
부풀어 나네 시끄럽게
열등감에 패배당하는 기분
다시 일어설 땐 열정과
함께 밤하늘에 목소리 새길래
이름 없는 별에 꿈 새길 때
열등감과 열정의 공존
속에 꽃을 피워내려 하네
조금만 더 귀를 닫고
붓을 들어 오선지에 그림 그려
나의 색을 쏟아 내 오후가 잠들고
붉게 물들여지는 시간 위에 조금 더
집에 가는 길에
그냥 적막이 흘러 그냥
울적한 기분 따라 마냥 걷고 싶어서
집에 가는 길에
그냥 적막이 흘러 그냥
붉어진 열등감이 너무 뜨거워져서
가득한 열망 위에 붉게 피어나
지금 내 청춘에 푸른색은 사치잖아
가시밭길 웃으면서 걸어가
환한 장미 앞에 붉은 울음 울어라
더 큰 성공을 바란다면 더
더 발악해 봐
바라보는 이들의 환호 바라잖아
더 강해져야 해
조금만 더 웃어 보여
간절한 만큼의 기적을 원하잖아
조금만 더 눈을 감고 노래
불러 환한 새벽이 찾아올 때까지
별빛 위에 꿈을 새겨 조금 더
집에 가는 길에
그냥 적막이 흘러 그냥
울적한 기분 따라 마냥 걷고 싶어서
집에 가는 길에
그냥 적막이 흘러 그냥
붉어진 열등감이 너무 뜨거워져서
손에 검은 잉크 좀 봐
회색도시 위 써 내려가는 시
다시 붉은 물감을 들어
하루하루 물들여 가면서
어른이 되어 가
하나둘 포기하는 게 많아져
하나둘 짊어지는 게 많아져
지겹도록 지겨운 시뻘건 녀석 덕에
많은 가시 지나고 장미가 피어나
그렇게 아름다운 장미가 피어나
침착히 웃어 그냥 눈물을 애써 그냥
하염없이 걸어간다 별 볼
일 없는 나의 낮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