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남달랐던 하루 일과를 마치고
모든 사람들이 지나가거나 모이지 번화가로
식사를 하거나 놀거나 술을 마시러
친구를 만나러 데이트 하러 또는 멋으로
그 무리 사이로 난 오늘도 지나갔어
집에 있기는 뭐해서 또는 뭘 사야해서
혼자인데 외롭지도 유대감이 들지도 않아
난 아마 동질감 이질감 둘 다 산 걸지도
서로 잡담을 하며 지나가는 학생들
고등학생인지 대학생인진 중요하지 않지
팔짱을 끼고 가는 여러 쌍의 연인
여기서 보니까 생각보단 부럽진 않았지
건물 사이 골목마다 담배를 피는 사람들과
여유 따위 잃어버린 가방 멘 사회인들
그들을 피해가며 달려가는 오토바이들과
배기음을 내며 서행하는 외제차량들
우리 삶의 방식은 하수구 냄새 같지
사람 많이 다니는 곳일수록 더 지독해지니
매번 다니는데 익숙해질 수 없는 악취
모두 느끼지만 어차피 알지 해결 안 될걸
금요일과 주말 새벽 시간대 술에 취한
그들로부터 보긴 싫지 좀 전에 뭘 먹었는갈
세상에서 소화 못 시킨 욕지거리들과
응어리져 함께 뱉어내는 것일 수도
양쪽으로 늘어선 고깃집과 카페들
편의점과 옷가게들과 화장품 가게들
얼마 안 가서 자리를 뺄 디저트 가게들
그리고 언젠가 그곳에서 자리를 뜰 바쁜 우리 삶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