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물가물 흐려지는 네 모습
손끝으로 붙잡으려 해도
차가운 바람처럼 스쳐 가
말하지 못한 내 후회는
이제 더 아픈 상처가 되었어
희미해져 가는 기억 속
여전히 남아 있는 네 흔적
내가 붙들수록 선명해지는 아픔
놓아야만 하는 걸 알고 있어
시간에 묻힌 추억의 파편들
조용히 나를 할퀴고 지나가
더는 네가 머물 곳조차 없는데
흐릿하게 떠오르는 네 웃음
그 아련함마저 나를 흔들어
사라져 가는 우리 이야기
한 줌 연기처럼 흩어져 가도
가슴 한편에 고여 있던 눈물이
슬프게도 이제는 떠나야 해
가끔은 모두 잊은 줄 알다가도
낯선 공허가 문득 날 뒤흔들어
차오르는 그리움에 잠겨도
이제 너를 놓아줄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