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을 못 봐도 나는 계속 갈 수 밖에
무덤덤해진 기분은 점차 더 맘을 닫게
되는걸, 보고 넌, 느끼지 넌 변했어
어떤 의미에선 죄인이야 니 눈을 못 보겠어
쓰게 느꼈던 커피도 이젠 보리차 같은 농도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다 평범하게
다가오기 시작해 괜히 멍 때리는 오늘
내 친구들은 졸업 후에야 처음 맛 보는
사회의 짠 맛 얘기하면서 한 잔 더 기울여
TV안의 이야길 거라면서 실 없이 비웃던
신입생 같은 패긴 이제 온데간데 없고
잘못 건드린 도미노처럼 하나씩 무너졌어.
털어내지 못해 막막한 기분 다시 추스려
내 감정은 롤러코스터 날뛰다가도 웅크려 날
물들였던 어리고 또 뜨거웠던 어제는
지나갔고 과제나 출석 따위에 목 메는
대학생으로 바꿔 놨지. 날 잠궈 놨지
꿈은 버리고 다른 곳에 성공의 여지를 남겨 놨지만
사실 그것마저도 보장된 건 없지
나만 빼고는 다들 모험을 해 겁 없이
인정해 난 대범하지 못해
양 갈래길 중 어느 쪽으로도 가지 못해
성공한 이들의 모험담은 너무 간단하고 쉬워 보여
반면에 조금 느린 난 널 따라가기도 지쳐 보여
일을 해도 바닥을 파는 통장의 잔고는
꿈 꾸던 어른이 되지 못해 나를 간 보는
현실한테 졌어. 시작도 하기 전에
애써 합리화 시켜 차피 모든 건 다 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