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져가네 기억마저
회색이 된 그 구름마저도
높아서 내 손엔 안 잡혀
비가 내린 뒤엔
너머에 보일꺼 랬잖아 해마저
이제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
내 손에 온기는 다 타서
떨어져, 재가 됐네
참, 그래. 내
손에선 잘 안 빠지겠네
네 기억이
온통 무채색이 물들어 흑백영화 같아
소리 없는게 나 익숙해졌나봐
내 몸에 이게 참 베서 다 미안해
밖을 또 서성이다가 기억을 챙겼네
어쩜 여긴 너의 연기로 자욱해
다시 또 퍼져나간 네 연기에 몰래
우리가 사랑했던 그 기억을 더했네
이건 나를 다시 흐리게 해
기억에 속네
아직 나를 끌어 안아줘
못 다한 말들과 속내
회색의 연기에 난 못 참아 숨
다시 내 속에, 내 안에 있어줘
날 다시 잡아줘
너를 볼 수만 있다면
이대론 안돼
이젠 여길 채워놔야 해
너 얘길 다 태워야만 해
그때가 된다면 널 위해
나 노랠 부르리
회색 연기가 진하게
방을 가릴 때 쯤
난 이제 너를 지울 수 없게 돼
또 눈물을 보낼게
또 너를 못 잊게 해
넌 나를 증오해
그러진 말자 우리
회색 연기 퍼질 때
네 마음에도 가득히 내 눈물 고이게
어쩔 수 없지 날 멀리해
어쩔 수 없이 다 숨길께
이 기억도 나만 유지해
날 밀진 말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