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피어나 차가운 얼음꽃
시린 바람 속에 흔들리는 모습
말도 못했던 날 이름도 몰랐던 날
지나간 시간 속에 흐르는 눈물만 가득해
차가운 바람에 숨어서 떨던 날들
한줄기 햇살도 내겐 너무 차가워
또다시 찾아온 네 모습에 갇혀서
흐려진 눈물로 기억을 지워내
좋았던 순간들은 이제 독이 되고
그리운 마음들은 칼이 되어
네가 떠나간 그 길 위에 서서
내 심장을 파고드는 통증 속에
잊혀질 만큼만
괜찮을 만큼만
눈물을 삼키며 기다린 이 밤
다시 나를 피우려 해도
결국 무너져버려
사랑이 피었다 지는 순간마저
빗물에 젖은 듯 흐려지는 시야
어리고 작았던 내 맘은 여전히
눈부신 추억 속에 갇혀있어 여전히
메마른 땅 위에 타오르는 내 몸
손끝에 남아있는 네 체온마저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질 않아
붙잡지 못했던 그 순간이
자꾸 나를 할퀴어
살아갈 만큼만 버티고 있어
미워한 만큼 더 그리워져가
먼 훗날 봄이 와도
내 가슴 속엔 영원한 겨울
여전히 얼어붙은 채로 남아있어
다시 피어날 수 있을까
이 차가운 계절이 끝나면
네가 있는 그곳에서
나도 다시 피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