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잘못됐단 걸 알아,
명확히 짚어낼 순 없지만,
내 앞에 펼쳐진 이 상황
아니라 할래도 알아,
분명 아냐, 정상
바위처럼 굳은 나, 마치 석상,
그래선지 암만
생각해봐도 떠오르지가 않아,
넌 대체 내게
어떤 생각을 품었을까,
이리 갑작스레
돌아봐야 부서진 외양간.
이미 떠난 너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너와
나눈 대화들을 되짚어봐,
구멍이 난 낱말,
너 부르짖던 표정과
너를 이렇게까지 만든
내 어떤 날의 어감,
나의 어떤 표현이 가엾은 너를 이리
비정하게도 옥죄고 있었을까,
나의 무엇이 네 마음 속의 해파리를
이리 크게 키워 슬프게 했을까,
네게 보일 얼굴이
없음에도 널 찾아가는 건
부모의 마음 한
구석에 남은 양심일까,
혹은 너의 행동을 해석하지 못해서
네게 직접 답을
찾고자 하는 나의 욕심일까,
(점점 더 가라앉는)
너를 찾아내야겠단 일말의 용기가
네가 느꼈던 감정의 끝으로
나를 끌어내려
나도 너와 같은
상태가 된 게 아닐까?
"부모라는 건 그래,
네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 뿐야,"
이 말을 네 앞에서 한다 해서
네가 날 알아줄 수 있을까?
이 거리만 더
멀어지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됐어, 조그마한 네가
무서운 놈들에게 잡아먹혔거나
해파리들에 쏘인 건 아닐까?
그러나 이제사 알게 된 건 이미..
(넌 해파리에
쏘인 채 살아왔구나.)
내가 갈피를 잡지 못하듯
너 또한
어딘가에서 방황하고 있을까?
내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걸
너 언젠가는 알아줄 수 있을까?
매 순간 나의 행동을 후회하며
바다 속을 헤집는
날 알아줄 수 있을까?
지금에서야 느끼는 거지만
나 이리도 널
이해하려 노력할 수 있었구나.
다시 만나게 되면 네게
어떤 말을 꺼내야 할까,
혹 서투른 내 표현이
너를 더욱 깊은 구덩이로
밀쳐버리는 게 아닐까?
나의 모든 행동은
온전히 너를 위한 걸까,
이 말을 전하기도 전에
네가 이미 세상에서
사라지면 난 어떡해야 할까,
아니야, 그런 생각은
일절 하지 말아,
아니야, 그런 생각은
일절 하지 말아..